리스본의 가장 인기있는 관광명소에서 가까우면서도,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을 원한다면 벨렘 지구에 있는 16세기 수도원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 비록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인근에 있는 안티가 콘페이타리아 데 벨렘의 저 유명한 패스트리를 먹기 위해 몰려가거나, “발견의 기념비” 같은 드라마틱한 구조물을 보기 위해 타구스 강가로 가겠지만 말이다. 제로니모스 수도원은 그 고요함을 털끝만큼도 잃지 않고도 호기심 많은 관광객을 다 끌어안을 수 있을 만큼 넓다.

복도와 복도가 서로 얽히며,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나 역사학자 알렉산드레 에르쿨라누, 그리고 수백 명의 예로니모회 수사들의 무덤이 있는 방으로 이어진다. 수도원의 지붕 꼭대기에서 눈을 들면 뾰족한 첨탑들이 떠받치고 있는 하늘만이 존재한다. 모든 벽은 순수한 하얀색의 돌로 만들어졌으며,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항해길에 나서는 선원들이 배에 타기 전에 기도를 올리기 위해 들렀다가 발휘한 상상력으로 장식되어 있다. 살아 돌아온 이들이 그들의 여정―타향에서 본 것과 꿈꾼 것―을 그린 멋진 회화로 감사를 표시했기 때문이다.

이 수도원은 이 용감한 모험가들의 정신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이들의 요정 이야기 중에는 성경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장면도 있다. 노아의 방주가 좋은 예인데, 수많은 동물들이 뱃머리를 채우고 있는 고대 선박은 이들이 신세계를 찾기 위해 올랐던 배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성당에서는 여전히 미사를 올리며, 신도석 뒷자리에 앉아 속삭이는 듯한 포르투갈어 기도문을 듣고 있다 보면 꿈결 같은 졸음에 빠져든다―그러다 진짜 잠들지 않도록 조심할 것. 이 마법 같은 공간에서 무슨 꿈을 꾸게 될지 누가 아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