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약 200㎞ 정도 떨어진 야삼파진의 ‘백리협(百里峽), 베이징에서 차량으로 3시간여를 달리면 닿을 수 있는 백리협은 국가여행국 지정 최고등급인 AAAA급 여행구로 국가 삼림공원이자 국가지질공원으로 선정된 곳. 한국인들에겐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베이징 시민들에겐 십도와 함께 도심생활의 고단함을 달래주는 마음의 안식처로 유명한 명승지다. 실제로 이곳에선 중국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한국인 관광객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주말이면 중국 자국 여행객들로 붐빈다.

백리협은 가장 높은 곳이 해발 1,180m에 이르는 하늘을 찌르는 봉우리들 사이로 난 협곡이 100리(약 40㎞) 이상 이어진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계림’과 함께 대표적인 카르스트 지형을 자랑하는 백리협은 그 협곡을 걷다보면 40만~50만 년 전 이곳이 바다였음을 보여주는 흔적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자연이 남긴 흔적들은 2002년 이 곳을 중화환경보호 기금회 지정 ‘생태시범구’로 만들었다.

우각봉에서 시작되는 해당곡 코스를 택해 가다보면 일선천-금선현침-회수관음 등의 명칭을 가진 각종 폭포와 선사시대 동굴, 기암괴석, 곳곳에 울창한 숲들이 이어진다. 1천여m를 육박하는 봉우리들 사이 협곡 간격이 채 1m도 되지 않아 오르고내리는 교행길이 힘든 곳도 많다. 이렇듯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자연을 만끽하며 4시간여를 걸을 수 있다는 점에서 트래킹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원점회귀가 가능한 백리협은 중간 지점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케이블카가 명물이다. 창문 없이 사방이 트인 2인용 케이블카를 타고 협곡 사이 창공을 가로질러 오르다 보면 절로 오금이 저린다. 하지만 봉우리들 위로 올라서면서 나 자신이 대자연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듯하다. 구름을 타고 수백 수천길을 부양한 신선이라도 된 것 같다.

두 다리로 백리협을 완주하고자 한다면 케이블카 대신 ‘천교(千橋)’라고 불리는 2천842계단을 이용해 정상을 올라도 좋다. 실제로 많은 중국인들이 케이블카 아래로 난 계단을 이용해 정상으로 향하기도 한다.

정상 전망대에 오르니 각양각색의 봉우리 들이 끝도 없이 도열해 있다. 유려한 듯 정상으로 치고 오르는 우리네 산 모양과는 다르다. 산이 마치 갑옷을 입은 듯 각이 진 봉우리들의 모양이 이국적이다.

정상에서는 케이블카를 타거나 계단을 이용, 십현곡으로 하산한다. 십현곡 역시 회음벽-불견천-수련동으로 이어지는 기암괴석과 절벽, 동굴 등을 펼쳐 보인다.

백리협에서는 나귀가 끄는 작은 마차와 입구에서 천교 부근까지 이용 가능한 가마 등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풍경들을 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백리협을 돌아보고 난 뒤에는 맑은 물 속에 병풍처럼 펼쳐진 봉우리들이 한폭의 산수화를 그려내는 십도에서 휴식을 겸한 각종 놀이를 즐길 수 있다.

거마하(拒馬河) 한 굽이를 돌면 한 개 마을, 한 개 나루터(渡口)가 나타나며 이런 나루터를 낀 마을이 십도촌까지 이어진다 하여 십도라 한다. 대청하 지류인 거마하 명칭도 번번이 말에서 내려 강을 건넌다는 의미. 현재는 마을이 늘어나면서 십팔도까지 이어진다. 배를 타고 건너던 길도 다리가 이어지면서 차량으로 거마하를 넘나든다.